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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 ‘양날의 칼’
<특집-부동산 경제> 2019년 하반기 부동산시장 흐름 분석
권상훈 전문기자

지금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라고 할 수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민간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긴지 한 달여 만에 전격적인 시행에 돌입하게 된다.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게 된 배경을 살펴본다.

 

강력했던 9.13부동산 종합대책

 

정부는 지난해 9.13부동산 대책을 통해 주택가격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  핵심은 종합부동산세의 증세를 통해 고가 주택 보유자나 다주택자의 보유 부담을 증가시키고, 주택 보유 세대의 주택 관련 대출을 차단하거나 규제를 강화하여 추가적 주택 구매를 막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투기수요를 근절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한 맞춤형 대책을 내놓았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종합대책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9.13 부동산 종합대책 주요 내용>

▲     © 시티뉴스

 

조정 지역의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기준도 강화되어서, 종전에는 주택을 구입하여 3년 내 처분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2년 내 주택을 처분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또한 규제 지역 내에서 주택을 구입하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할 뿐 아니라, 1주택 가구도 이사.부모봉양.결혼 같은 경우의 실수요에 한하여 대출을 허용하고 있다. 이 경우에도 2년 내에 기존 주택을 매각해야하고 이 대출금으로는 9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을 구입할 수 없도록 했다.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전세자금대출에 대해서도 규제를 강화하여, 2주택 이상(부부합산, 조정 대상 지역 외 포함)의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공적보증(주택금융공사, HUG)을 금지했다.

 

쏟아지는 규제에 부작용속출

 

9.13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에 한동안 잠잠하던 서울 집값이 최근 들어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를 조짐이 보이자, 정부가 ‘주택시장에 대한 추가 규제를 내놓을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시장에서는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책으로 인해 오히려 집값을 부추기는 역설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부 장관이 부동산시장이 과열될 경우, 준비하고 있는 여러 정책을 즉각 시행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도, 서울 집값에 반등의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정부의 규제가 되레 집값을 올리는 자극제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었다.  

 

게다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를 최대 10% 낮추는 내용의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 개선안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개선안은 신규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를 인근에서 1년 이내에 분양한 아파트가 있을 경우 그 아파트의 분양가를 넘지 못하게 하고, 분양 후 1년 이상 지난 아파트만 있을 경우 그 아파트 분양가에 시세상승률을 반영하되 상승률은 아무리 많아도 5% 이내로 제한하며, 이미 준공한 아파트만 있는 경우는 주변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자 서울 주요 지역 재정비사업장의 아파트들이 턱없이 낮은 금액으로는 분양을 할 수 없다면서 후분양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는 도심에서 신규 공급이 크게 줄어들어 새 아파트의 공급부족이 심해진다는 얘기가 된다. 재건축·재개발 등 재정비 사업장의 신규 아파트가 후분양으로 공급되면 해당지역에서 공급이 일시적으로 끊기게 되고, 이로 인해 서울 강남권 등에서 기존 새아파트의 희소성이 부각돼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2년 뒤에는 기존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후분양으로 공급되는 아파트는 분양가가 치솟을 수도 있는 우려만 남게 된다. 1세대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의 경우는 2년 이상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었지만, 대단지 신규아파트 입주시에 주변 집값이 하락하고, 전셋값도 하락해야 정상인데, 실거주요건이 강화되면서 원분양자가 직접 입주하면서 매매물량과 전세물량이 줄어들어, 과거처럼 집값하락과 전셋값하락이 발생되지 않았다. 오히려 정부 규제 정책으로 해당지역 가격 하락을 방어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보유한 사람의 경우 1주택자라 하더라도 2년 미만 거주할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현재 80%에서 30%로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부터 적용하기로 하면서 올 연말까지 실거주를 하지 않고 보유한 사람은 주택을 매물로 내놓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매물이 잠기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갭투자자의 경우 대부분 2014년 이후 매입한 사람들인데 그동안 거둔 양도차익은 크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다 채우려면 아직 몇 년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굳이 양도세를 다 내면서 팔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장려하면서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매물이 더 사라지게 하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시장에서 매물이 줄어든다는 것은 가격변동에 취약해진다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매물 품귀현상으로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금리인하 계획을 내비치고 있어 유동성 확대로 잠시나마 잠잠했던 집값의 고삐가 풀릴 조짐이 보였던 것이다.

 

▲     © 시티뉴스

 

 

분양가상한제 적용 [전매제한 최대 10년]

 

9.13 부동산 종합대책과 그로인한 부작용의 여파로 서울집값이 꿈틀거릴 조짐이 보이자, 최후의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조건은 우선,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이면서, 최근 1년 평균 분양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 또는 청약갱쟁률 직전 2개월 모두 5대 1초과 또는 직전 3개월 주택거래량이 전년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 일 경우에 적용된다.  

 

또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분양가상한제가 최초 입주자 모집공고 신청분부터 적용됨에 따라 서울 시낸 66곳의 사업장이 분양가 상한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제한기간도 최대 10년으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전매제한 기간 내 매각할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우선 매입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10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로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 늦어질 것이라는 일부 관측과는 달리 당초 예정대로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시행하는 것이다. 국토부 안팎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전면 시행보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선별적으로 시행한 후 주택시장 변화에 따라 확대 시행하는 안이 더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공급부족의 역습 우려

 

분양가 상한제 규제 정책은 최초 박정희정부 시절이었다. 대규모 중동건설산업의 붐으로 부동산시장에 자본이 대거 유입되면서 아파트 가격 급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자, 박정희정부에서 1977년 최초로 분양상한가 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공급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신축 공동주택에 동일한 분양가가 일률적으로 적용됐다.  

 

이러한 획일적 분양가 규제는 주택공급 감소의 부작용을 초래했고, 1980년대 말 전세대란의 부동산 대혼란의 시기를 겪게 되었다. 노태우 정부에서 1989년 분양상한가를 폐지하고, 택지비와 건축비에 연동시켜 적정이윤을 더한 합을 분양가로 산출하는 분양가 원가연동제를 도입하게 된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건설업체 도산이 잦아지고, 결정적으로 외환위기 발생에 따라 주택시장 침체와 미분양 급증이 몰아치자 분양가 규제 완화가 본격화되었다. 김대중정부는 1999년 전면자율화로 분양가 규제를 사실상 폐지하게 된다.  

 

2000년대 초반 집값 급등에 노무현 정부는 분양가 규제를 다시 꺼내들었다. 2005년 공공택지 분양가상한제 재도입을 시작으로 2007년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택지의 모든 공동주택에 까지 상한제를 확대 적용했다. 분양가 규제의 부작용은 급격한 공급 감소와 미분양 물량 증가로 재차 확인되었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를 양날의 검으로 만드는 ‘로또분양’문제가 불거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기미를 보이자 이명박 정부는 주택형에 따라 분양가 상한제 예외 대상을 설정하는 등 다시 규제 완화에 나섰다. 박근혜 정부 역시 이 같은 기조에서 사실상 민간 분양가상한제를 유명무실화했던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의 시행은 건설사의 정비사업에서 이윤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건설사는 이윤을 보전하기 위해서 건축비를 줄일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저품질 아파트를 양산하게 될 것이고, 지어놓은 아파트 내부인테리어를 뜯어내고 다시 인테리어를 하는 국가적 낭비를 초래할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건설사들이 규제지역에서 신규주택공급을 꺼리게 되고, 이러한 공급의 감소는 또다시 집값상승의 원인을 제공하게 될까 염려스럽다.   최근 집값 상승의 원인은 주택공급 부족이 주원인이었던 것인데, 9.13부동산 대책의 각종 규제로 기존주택이 매매시장으로 나오지 못하는 잠김 현상과 더불어 신규주택의 공급이 막힌다면 집값을 잡지도 못하고, 시장의 역습을 당할 우려가 있다.

 

▲     © 시티뉴스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 이후 전망은?

 

국내외적으로 거시경제의 불안이 존재하고 있다. 일본과의 쌍방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가 어떻게 진행될지 아직 어떤 것도 예상할 수 없는 분위기이다. 게다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까지 도입하면서 반등의 조짐이 보이던 서울 부동산 시장도 예상할 수 없는 안개 속으로 진입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자산시장에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부동산 수요자들도 당분간 시장의 흐름을 관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여파를 몰고온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앞서 규제하고 있던, 금융과 세제 등 주택 보유자의 부담을 늘리는 정책부터 시작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공급을 차단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과거 정권에서 겪었던 경험으로 보면, 결과적으로 부동산 폭등으로 이어졌다. 이번 정부의 분양가상한제가 집값안정에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발표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핵심 내용은 크게 3가지다. 첫째, 우선 상한제를 피하려고 후분양으로 돌아서는 재개발·재건축 현장의 과열을 잡기 위해 입주자모집승인을 신청한 단지부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한 점. 기존에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단지부터 적용됐는데, 이에 비춰보면 사실상 재건축 추진 단지들에 상한제를 소급적용하는 셈이 된다.  

 

둘째, 전매제한도 현재 3~4년에서 5~10년으로 강화된다. 셋째, 기존에는 분양가상한제 지정 필수요건이 ‘직전 3개월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경우’였는데, 이제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바뀌었다.   이번 조치는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과연 재건축·재개발사업까지 분양가상한제로 묶어둘 정도로 강력한 대책이 나올지를 두고는 반신반의했던 부분이 있었다. 사실상 재건축·재개발사업을 중단시키는 결정적 히든카드가 된 셈이다.

 

사실상 그동안 발표되었던 여려 규제들 8.2대책과 9.13대책은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규제정책이 공급억제정책의 부작용으로 시장억제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물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도 같은 결과가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분양가상한제가 시장의 수요억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은 일반분양 수입감소에 따른 사업 수익 하락을 의미해 서울과 과천 등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과 재개발 투자 수요가 줄고 가격 약세도 불가피할 것이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단기적으로 신축 아파트나 일반 아파트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지만, 거래가 증가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분석한다.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수요가 늘어나서 기존 아파트 매수세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 참여자들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공급부족 신호로 강하게 받아들인다면 예상치 못한 급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을 좌우하는 소비자 심리는 오히려 노무현 정부 때보다 훨씬 단단해졌다. 웬만한 규제에는 흔들리지 않는다. 노무현 정부 때 규제로 집값이 폭등한 경험을 한 주택 수요자들은 규제로 집값을 잡는 건 불가능하며, 오히려 정부 정책이 나올 때마다 집값이 뛸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재개발·재건축 등 신축 공급을 막아 결국 수요와 공급에 불균형이 생겨 집값이 크게 뛸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많다. 신축단지의 희소성이 커지면서 최근 준공한 주요 단지 매매가격이 급등할 가능성도 많다. 주택시장 곳곳에서 일찍이 경험했던 풍선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을 런지 걱정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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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8/29 [09:36]  최종편집: ⓒ 시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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